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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말하지 않는 무역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

by 한꽁이 2025. 4. 8.

 

뉴스는 말하지 않는 무역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
뉴스는 말하지 않는 무역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

 

보이지 않는 전선, 들리지 않는 고통

2025년, 글로벌 무역 전쟁은 신문 헤드라인과 뉴스 브리핑의 단골 주제가 되었다. 미국, 중국, 유럽 주요 국가들이 서로를 향해 관세를 부과하고,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며 세계는 또 하나의 경제적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조명되는 것은 대개 국가 간 협상, 대기업의 실적, 주식시장 반응 등 '거시적 이벤트'에 집중되어 있다. 그 속에서 진짜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쉽게 묻혀버린다.

 

무역 전쟁은 단순히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 가격 인상에 시달리는 서민 가계, 그리고 장기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잃은 청년들. 이들은 뉴스 기사 한 줄에도 언급되지 않지만, 가장 깊고 오래도록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다.

 

뉴스는 말하지 않는 무역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

무역 전쟁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외면당한 피해자들의 현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 수입 가격 폭등과 소비 위축의 직격탄

무역 전쟁이 가장 먼저 타격을 주는 곳은 수입 제품을 직접 다루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카페, 식당, 생활용품점 등을 들 수 있다. 커피 원두, 수입 맥주, 치즈, 과일 등 주요 재료들이 외국에서 들어오는데, 최근 달러 강세와 관세 인상으로 원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원가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과 경기 불안으로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고, 외식이나 고급 소비를 줄이며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급감했다. 비용은 늘고 수익은 줄며,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채 폐업을 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무역 전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움직이던 상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은, 결국 우리 지역 사회의 경제 기반이 붕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정규직과 단기계약직 – 가장 먼저 잘리고 가장 늦게 회복되는 사람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무역 전쟁에 대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이들이 바로 비정규직과 단기계약직 노동자들이다. 생산량이 줄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이들은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단기간에 재취업이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국내 제조업 부문 비정규직 고용률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하지만 그 숫자 너머에는 생계의 위기에 직면한 수많은 가장과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대개 사회적 안전망에서조차 배제되어 있어 고용보험이나 실업수당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무역 전쟁은 기업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약한 고리는 쉽게 끊어지고, 그 상처는 오랜 시간 회복되지 않는다.

 


 

지역 산업과 농어민 – 대체 불가능한 피해와 고립된 경제

무역 전쟁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 산업이나 1차 산업 종사자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 예컨대 농어민들은 수출 판로가 막히거나, 수입산 농산물의 유입 제한으로 인해 가격 왜곡과 유통 혼란을 겪는다. 농기계, 비료, 사료 등의 주요 부자재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무역 장벽은 생산비 폭등으로 직결된다.

 

충청남도 논산의 한 딸기 농가는 일본과 동남아 수출길이 막히자, 수확한 딸기를 국내 유통에 쏟아내며 가격 폭락을 경험했다. 결과적으로 노동은 그대로였지만 수익은 절반도 안 됐다. 농어민들에게 무역 전쟁은 단순한 수출입 문제를 넘어서 지역 경제와 생계 전반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위기다.

 

지방 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농축수산업과 중소 제조업이 흔들리면, 지역 전체의 인프라가 무너지고 인구 유출이 가속화된다. 결국, 무역 전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또 다른 불균형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가장 작고 약한 고리에서 무너지는 경제, 무역 전쟁이라는 거대한 판도 변화는 대개 정치와 거시경제의 논리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 중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이웃, 우리 가족의 이야기일 수 있다. 뉴스는 기업 실적과 국가 정책만을 말하지만, 그 뒤에는 조용히 사라지는 가게, 해고 통보를 받은 근로자, 팔리지 않는 농산물을 바라보는 농민의 절망이 있다.

 

경제의 체감온도는 항상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변화한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저 큰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에 가려진 얼굴들이다. 무역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제도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끌어내고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연대이자 변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