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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은?

by 한꽁이 2025. 4. 8.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은?

 

 

제조업 강국의 기로에 선 한국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무역 전쟁,전쟁 등 연이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 세계 경제의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글로벌 공급망은 지금 전례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 강국’이라는 한국의 정체성 역시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효율적이고 고도화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효율보다 '안정성', 속도보다 '복원력(resilience)'이 더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제조업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흐름과 그에 따른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전략을 알아보자

 


 

공급망 다변화 –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로

과거에는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을 중국, 동남아 등 외국에 집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팬데믹과 미중 갈등은 이 모델의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된 공급망은 글로벌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제는 생산지를 분산시키고, 공급망을 지역적으로 분할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는 ‘중복성’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그룹 등은 이미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지역별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메이드 인 코리아' 중심의 모델에서, 한국 기술과 브랜드는 유지하되 생산은 현지화하는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이 전략은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와 물류비를 절감하고, 정치적 리스크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자립 – 전략적 기술 내재화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핵심 기술과 부품에 대한 '자립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이제 국가 산업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비나 소재 부문에서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R&D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또한,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에너지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도 핵심 기술과 장비의 내재화를 위한 민관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주권 확보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대한 투자다.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제조 – 공급망의 투명성과 유연성 강화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급망 관리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즉, 단순한 생산 자동화를 넘어서, AI,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을 활용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 필요하다.

 

스마트 제조는 생산 과정의 실시간 모니터링, 예측 가능한 수요·공급 조절, 비상상황 시의 자동 대응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에서 유연성과 회복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이미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 공정을 디지털화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AI 기반 설비 운영을 도입했고, LG CNS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공급망 가시성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전반의 디지털 생태계 강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단순히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산업, 외교, 기술, 에너지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구조 전환의 일부다. 한국 제조업이 이 격변의 시대에 생존하고 더 나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공급망 다변화, 핵심 기술 내재화,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이다. 효율성보다 복원력, 확장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시되는 지금, 대한민국 제조업이 나아갈 방향은 명확하다.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얼마나 싸게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가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키워드다.